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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함양상림공원은 아직 가을 초입.
    현실과 다른세상_ 여행 2014. 10. 20. 22:10

    한달 간의 출장을 뒤로하고 기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잠시 생각해 보았다.

    한국은 한창 가을로 물들어 있겠지?

    한편으로는 단풍이 힘을 다하고 겨울이 오려고 분위기를 잡고 있을지 모를거라고.


    귀국 하자마자 여름 옷들을 걷고, 얇은 이불을 정리했다.

    주섬주섬 정리해서 시골집을 찾아 겨울 옷들과 이불을 가지러 가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바쁠 이유도 없는데 바쁘게 시골로 달려가서야 마음에 여유가 생겨버렸다.

    그러자 문득 '가을'을 보고 싶어졌다.


    어디로 갈까? 왠지 작년에 갔던 성삼재는 안 땡기고... 그렇다고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곳들은 너무 멀고....


    그러다가 함양 쪽에 간단히 가볼 만한 곳이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하고 결국 찾게 되었다.


    그 곳은 바로 함양상림공원!!





    함양 상림공원 초입.

    일상 복을 입은 동내 주민들과 주말이라서 그런지 등산을 왔다가 잠시 들린 것 같은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공원이라기에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 때문에 과연 함양상림공원이 어떤 곳일까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아직 이곳 남쪽은 가을이 완연하지 않았다.

    바닥에 있는 낙엽들이 노랗게 물들어가는 나뭇입들에게 어서 가을 분위기를 내라고 다그쳐야 할 듯 싶다.


    아직 붉게 물든 나뭇잎이 아니라 노랑색 나뭇잎이라 아쉬우면서도 다행이라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조금 더 걸어보자.




    (클릭하면 커져요~!)


    쭉 뻗은 길 한쪽으로 샛길이 나있었다.

    카메라를 든 사람이 그 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니 나도 모르게 샛길로 걸음을 옮겼다.


    이 곳에서 이날 최고의 풍경을 만나게 되었다.

    이게 얼마만인지 모를,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좋았다. 그저 좋더라.

    가을날 햇살이라 그런가? 몸은 살짝 추운데 감성이 따뜻해지는 듯 했다.







    함양 상림공원 안쪽에서 만난 나무 정승들.

    마치 이빨 빠진 할아버지 할머니가 익살 스럽게 웃는 것 같다.

    표정이 재미있는지 어린 아이들이 푹 빠져서 쳐다보고, 그런 아이들을 엄마가 흐뭇 하게 지켜 보고 있더라.




    (클릭하면 커져요~!)



    길을 따라 가다 보니 나무에 둘러 싸인 정자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긴 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정취를 느끼고 계신 걸까? 아니면 자연에 둘러 싸여 어떤 고민을 하시는 걸까?

    아주머니의 뒷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렇게 느긋하게 앉아서 주변을 둘러버지 못하는, 여유가 없는 내 모습을 마주해 버렸다.

    그래서 생각했다. 여유를 찾자고... 아니 여유를 갖아야겠다고.






    샛길을 나오니 지금까지 봐왔던 풍경과 다른 장면이 보였다.

    수련과 물수선화, 물양귀비들이 모두 자기 철이 아닌 걸 알고 있는지 죽어 있다.

    그 모습이 황폐해 보여 좋은 풍경이 아니었다.

    재철에 오면 이쁠 것 같은데 ......


    함양 상림공원의 제일 아름다운 시기는 가을이 아닌 건 확실히 알겠다.


    다른 블러그를 찾아보니 수련, 물수선화, 물양귀비, 좀어린연꽃, 연꽃, 물칸나가 여름에 멋지게 이곳을 채우고 있는 걸 보게 되었다.

    여름에... 다시 찾아봐야 하나?


    꽃은 잎을 그리워하, 잎은 꽃을 그리워한다는 선홍 빛 '꽃무릇'도 유명 하다고 한다.

    9월이 절정인 듯한데... 그 모습이 무척 화려하다고 한다. 

    한달만 일찍 찾았더라면.....





    공원의 끝으로 쯤으로 보이는 곳에서 좀 뜸금없어 보이는 물레방아를 만났다.

    물레방아를 기준으로 더 위쪽으로는 뭐가 없을 것 같아 다시 되돌아 가기로 했다.


    물레방아를 기준으로 함양 상림공원은 그리 넓지 않았다. 그냥 동내 공원 정도?





    돌아오는 길에 찍은 나무 구조물.

    입구에 떡 하니, 마치 랜드마크 처럼 놓여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기념 사진도 찍고 매달린 종도 한번 씩들 처본다.

    그 순간 만큼은 다들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


    두 모습의 함양 상림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듯 하다. 

    이곳에서 종을 치고 어린아이로 돌아가 공원을 즐기는 사람과 어른으로 한걸음 물러나 공원을 둘러보는 사람. 


    오늘 나는 종을 치지 않는, 공원을 둘러보는 사람이었다.





    이 곳에서 가을 옷을 제대로 걸치고 있는 것은 길 한쪽 감나무의 감이었다.


    가을 초입의 함양 상림공원은 가을이라는 옷이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


    그렇지만 연꽃과 꽃무릇이 이쁘다는 소문을 확인하고 싶어 다시 들릴 것 같다.


    참, 함양 상림공원 앞에 엔젤이너스가 크게 자리하고 있는데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개인적으로 엔젤이너스를 싫어하는데.... 주변 분위기 때문인지 상당히 괜찮았다.

    이 곳에서 커피 한잔을 하니 마치 한폭의 씁쓸한 가을 정원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 쉬는 듯 했다.

    걷다가 힘들어 잠시 쉬고 싶을 때, 마지막으로 커피 한잔을 하며 공원에서 느낀 분위기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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