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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백수, 퇴사 LOG : 퇴사해도 맘이 편하지 않아일상, Note 2020. 8. 30. 00:18
퇴사했더니 좋기만 한 줄 알았다.
기대와 현실이 이렇게 다를 줄이야. 그저 퇴사하면 좋기만 할 줄 알았다
"날씨 좋은 어느 산책 길" || 취업 사이트 살펴보고... ||
퇴사하겠다고 선언 후 부서 이동을 요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와 '취업 사이트'였다.
회사를 10년 동안 다니면서 별 생각이 없었는지.... 취업 사이트에 가입해서 살펴본 채용 공고의 자격요건을 보니 머리가 멍해졌다.
내가 속했던 직무를 하는 업계가 작은 줄은 어렴풋이 알았는데 이렇게 작을 줄이야. 여러 가지 업무를 하며 많은 것을 경험했다지만 그건 현재 속한 회사에서나 그렇지 당장 이직하여 실무를 할 수 있는 채용 공고는 찾을 수가 없었다.
한 회사를 너무 오래 다녔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몸 값 높을 때 이직을 하거나, 미리미리 채용 공고들을 확인하며 업계에서 원하는 일반적인 경력이나 기술 조건들을 파악해 뒀어야 했나라는 늦은 후회가 들었다.
|| 경력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다 ||
취업은 이력서로 시작해서 이력서로 끝이난 다는데..... 10년 만에 이력서를 쓰려고 하니 어디서부터 해야 하나 막막했다.
그 타이밍에 부서 이동을 위해 인사팀에서 경력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포트폴리오를 타 부서에 돌려서 팀장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한다. 뭐... 나중에 알고 보니 타 부서에 포트폴리오를 돌리지 않고 회장에게 제출만 한 인사팀.
그렇게 포트폴리오를 3일 동안 작성하고 제출한 게 추후 경력기술서와 이력서 작성에 큰 도움이 되었다.
면접을 몇 군데 본 지금에서야 느끼는 것이지만 전기, 전자, 부품 개발 및 제조업체에서 포트폴리오는 별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이력서와 경력 기술서를 보지 함께 첨부된 포트폴리오를 봤다는 회사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
"처음으로 만들어 본 경력 포트폴리오" || 퇴사하면 좋기만 할 줄 알았다 ||
퇴사하면 여행도 가고 스트레스 없이 쉬다가 취업해야지 하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퇴사를 해보니 회사를 다니는 것만큼 마음이 불편하다. 코르나 때문에 여유 있게 가보려 했던 해외여행은 불가능하고, 30대 후반이다 보니 고정 지출 비용도 무시 못하고, 결혼은 또 어떻게 해야 하나. 그저 막연히 불안하기만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만 같이 생각되었다.
이력서를 써서 여기저기 넣어보기는 하는데 면접 오라는 곳은 없고, 회사에서 못된 팀장의 끊임없는 악담에 세뇌가 되었는지 자신감과 '잘할 수 있다'는 자기 믿음은 잃어버린 것이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생각에 생각을 하다 보니 무력감이란 단어와 잘 어우리는 상황에 놓인 것 같았다. 정년 퇴임을 하시는 아버님들의 기분이 이런 것 일까?
이래서 퇴사를 하기 전에 준비를 하고 사직서를 쓰라고 하는 것 인가 보다.
미래에 내가 뭘 할지 알고 있거나 확신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하루하루 피부로 느끼는 중이다.
미래가 불확실 하니 눈뜨고 눈감는 그 순간까지 불안하다. 잠도 잘 안 오고......
회사 다닐 때도 여유를 찾고 싶었는데, 퇴사한 지금도 여유를 찾고 싶다.
--- 내게 필요한 것 ---
- 여유
- 나에 대한 확신
- 긍정적인 마인드
|| 퇴사 후 내가 한 것 ||
마음이 불편하다고 집에서 전전긍긍한 것만은 아니다.
퇴사 후 할게 뭐가 있겠는가? 미뤄두었던 것을 하거나 시간이 쫓겨하지 못한 취미 생활을 하거나 여행하며 못 보던 사람들을 만나는 것 말고 뭐가 있을까.
근데 막상 쉬니까 하는 것이라곤 게을러지는 것뿐이더라.
나는 그렇게 열정적이고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었다. 나 자신을 알게 될 줄이야.
20대나 30대 초반 퇴사를 했다면 지금 보다 많이 열정적이었을 것 같다.
게을러 저버린 내가 실제로 한 것은 새로운 채용 공고 확인하고, 반찬도 해 먹고, 그동안 하지 많이 못 한 게임도 실 컷 하고, 넷플리스 틀어 놓고 자기도 하고, 유튜브도 보며, 창업에 대해 고민도 하며 유의 무의 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행 빼고 할 건 다 한 것 같다.
그런데 마음이 불편하니 게임도 예전만큼 재미가 없고, 넷플리스로 보고 싶었던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그저 졸리기만 할 뿐.
" 마음이 편할 때는 그저 다른 곳에 있기만 해도 여행이 된다. 더 멀리 갈 필요도 없다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아자니> "
글을 쓰다 보니 위 글귀가 갑자기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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