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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백수, 퇴사 LOG : 퇴직 회사 이야기
    일상, Note 2020. 8. 29. 16:59

    "마음에따라 멋지기도 하고 불안해 보이기도 한 어느날의 하늘"

    ||  퇴사하다!!  ||

     

    2020년 8월 20일. 공식적으로 사직서를 인사팀에 전달했다.

    퇴사를 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백수다, 백수.

    사직서를 던지면 시원할 것 같았는데... 뭐 이리 심란한지 모르겠다.

     

    마음을 다스리는데 글쓰기가 도움된다고 하니 묻어두었던 블로그도 살려볼 겸 글을 써본다.

     

    || 첫 회사, 첫 사회생활, 장기 근무 ||

     

    평생직장은 없다는데 한 회사를 다닌 것이 10년이 넘었다. 정확히는 10년 11개월. 11년에서 딱 1개월 모자라는 시점에 회사를 나왔다. 

    첫 면접을 보고 그대로 입사하게 된 첫 회사.

    지금도 공무원 열풍이지만, 그 시절 공무원 준비한다고 학교를 3년간 쉬며 공부하며 준비를 했지만 결국 내 머리는 시험 머리는 아니라는 걸 깨닫고 다시 복학하니 막막했나 보다. 

    2009년, 그 시절 졸업학기 여름 방학 시점에서 교수가 괜찮은 업체 있으니 취업하고 싶은 애들이 있으면 명단을 취합해서 전달해 달라고 했다. 어떤 회사인가 하고 확인해 보기 위해 검색을 해보니 홈페이지가 제법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 회사 홈페이지가 게시판 하나 덜렁 있거나 아예 없는 중소기업들도 많았을 시절이다.)

    그렇게 그 명단에 내 이름도 집어넣어 그해 여름 3명이 인천에 있는 한 중소기업에 면접을 보게 되었다.

    같이 본 2명은 면접 후 입사를 포기하게 되어 나만 그 회사에 입사하게 된 것이다. 첫 면접 그리고 첫 입사. 첫 사회생활이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퇴사 후 생각해보면 참 그때 마음이 급했었나 보다. 나이가 너무 늦었다가 생각과 회사들을 살펴보고, 이력서 쓰는 게 귀찮고 싫었나 보다. 이렇게 입사한 회사에서 10년이라니....

     

    || 너 때문에 회사 못 다니겠다 ||

     

    백수가 돼서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을 해보니 그만두지 않아도 될 이유가 많았다. 그래서 입버릇처럼 '그만둘 거야~'라는 말을 하던 것과 다르게 계속 회사를 다닌 것이다.

    다시 생각해 봐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면접 볼 때 정장을 입지 않고 면접을 본 게 소문이 돌았는지 건방진 이미지로 시작해서 어쩌다 보니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신입으로 찍힌 것과 첫 입사 때는 팀원이 부장포함 5명밖에 없었는데 능력 있는 팀원들과 좋은 아이템을 만나 팀이 점점 커지면서 초창기 멤버가 된 것. 시간이 지나니 이런 것들이 내가 회사 생활하기 편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던 것 같다.

    팀원들에게는 알아서 일하는 동료, 윗사람에게는 컨트롤하기 어려운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다. 덕분에 한 사람을 빼고는 특별한 일이 아니고는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렇다. 한 사람을 빼고, 말이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십상시에게 절대 밀리지 않을 것 같은. 에너지 뱀파이어. 내로남불. 스트레스의 근원.

    바로 내 팀장  (╯°□°)╯︵ ┻━┻

     

    잘되면 자기 탓, 안되면 남 탓은 기본이요. 자기가 하기 싫은 건 남에게 시키지 말아야 하는데 오히려 더 시킨다.

    아... 생각하니 짜증 나네. 

    아무튼, 본인은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랫사람에게 업무 보고만 받고 싶고. 신경 쓰지 않아도 잘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만, 아랫사람이 자기 지시 없이 일하는 건 싫고. 잘되는 일에는 꼭 자기가 나서서 내세우고 싶으니 팀이 제대로 돌아가겠는가?

    어쩌다 보니 아이템을 잘 만나서 몇 년간 수익을 꾸준히 내고, 하도 성격이 XX 같아서 다들 참아줬더니 자기가 김정은인 줄 아는지 팀을 북한 같은 분위기로 만들어 버렸다.

     

    || 일 못하겠습니다 ||

     

    체계 없는 비효율적인 팀 업무 시스템, 그날 그날 중요도가 바뀌는 업무, 업무 지시 사항들이 오히려 업무 진행을 방해하는 지시사항, 팀 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과제 진행, 그리고 팀원을 대하는 방식과 자기가 왕이라는 가치관에 심신이 바닥을 찍고 있는 어느 날.

    날밤을 새우며 겨우 약속한 제품을 고객사에 넘겨주고 다음 요청 사항이 올 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타이밍이었다.

    땜질식으로 처리한 부분과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살펴보기도 빠듯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쉬운 일이라며 새로운 업무를 주는 것이다. 자기는 그저 업무 지시만 하면 되는 쉬운 일이지만, 실무를 하는 입장에서 딱 봐도 도저히 일정이 나오지 않는 업무로 판단되었다. 

    그때 그려지는 나의 미래란..... 새로 받은 일로 야근을 매일 하고, 기존 업무에서 고객이 추가 요청을 해서 발등에 불 떨어지듯 또 야근. 대책 없이 책임 떠넘기기의 회의, 고객사에 거짓말하며 하루살이처럼 처리하는 업무.

    결국 짜증이 극에 달해 폭발해버렸다. 바로 팀장에게 찾아가 질러버렸다.

     

    " 일 못하겠습니다. 퇴사하겠습니다" 

     

     

    || 쿨하지 못한 퇴사 ||

     

    퇴사하겠다는 말을 내 뱉은 것에 후회는 없었다. 

    다만,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있던 것은 사실이다.

     

    " 감정이 격해서 그런거니 이해해 줄 거야, 좀 쉬어~"

     

    퇴사하겠다고 선언 후 처음으로 듣게 된 말이다. 

    이사님 한분은 팀장 때문에 자기도 힘들어 때려치우고 싶은 게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이라도 지금은 참고 버티라고 한다. 하루 이틀 지나니 격한 감정도 조금은 누그러지고 ' 코로나인데.... 퇴사하는 게 맞나?'라는 불안한 감정이 커지더라.

    그래서 이왕 퇴사할거 그동안 생각만 하던 부서 이전 요청을 팀장에게 요청을 했다. 퇴사하는 마당에 요청 못 할게 뭐가 있겠는가?

     

    팀장과 면담에서 부서 이동이 안되면 퇴사하겠다는 요청을 전달하고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업무를 바꾸주겠다고 꼬드기던 팀장은 부서 이전이 자기에게 많은 리스크를 가져다주는지 퇴사하기를 원했다.

    그래도 오랜 정이 있어 이동 가능한 부서가 있는지 알아봐주고 힘써주겠다는 말을 하길래 믿어 보려고 했는데....... 역시나 뒤에서 호박씨를 까다가 딱 걸렸다. 오래되다 보니 여기저기서 들리는 말도 많았고, 이야기해주는 사람도 많았다. 

    사람이 필요한 부서가 있고, 내가 가서 잘 할수있는 부서도 있었지만 팀장이 밑밥을 어찌나 잘 깔아 두었는지 회장까지 면담을 했지만 부서 이동의 가능성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시련을 이겨내야 진정한 리더가 되고 필요한 사람이 된다며 소크라테스가 위인이 된 것은 똥물을 쏟아 부었던 악처가 있어서라는 말을 하시 던 회장. 팀장이 내 부인도 아니고, 이렇게 고통받으며 일할 이유도 없으며, 팀장이 나쁜 사람인 걸 알면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게 아닐까? 

     

    회장님 면담 뒤 콧대가 더 높아졌는지 회사에서 인수인게 하면서 이력서를 쓰던 내가 거슬린다고 남은 연차를 쓰던 출장 처리를 하던 회사를 나오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집이 가깝다 보니 출퇴근 도장만 찍거나 출장으로 회사를 안나가게 되었다.

     

    이력서를 쓰면서 회사를 알아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내가 이럴 수 있었던 이유는 팀장이 이직할 때까지 회사에 있게 해 주겠다는 약속 때문이었다. 사실 부서 이동을 알아봐 주겠다고 맘에도 없는 말을 한 게 괘씸해서 순진하게 퇴사를 하고 싶지 않았다.

    퇴사 안하고 버티는 것도 싫었나 보다. 내 이야기를 하면서 팀원을 괴롭히니 자꾸 간접적으로 들려오는 말들과, 회사도 안 나가는 나 때문에 뭔 피해를 보는 것인지 내가 빨리 퇴사하기를 바라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마음은 가시 방석이었다.

    부서 이동도 물건너 가버리고, 마냥 이렇게 보낼 수 없기에 퇴사 선언한 지 3달 만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2020.08.20

     


    2020/08/30 - [일상, Note] - 30대 백수, 퇴사 LOG : 늦은 퇴사 결심

     

    30대 백수, 퇴사 LOG : 늦은 퇴사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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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8/30 - [일상, Note] - 30대 백수, 퇴사 LOG : 퇴사해도 맘이 편하지 않아

     

    30대 백수, 퇴사 LOG : 퇴사해도 맘이 편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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