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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백수, 퇴사 LOG : 늦은 퇴사 결심일상, Note 2020. 8. 30. 18:13
|| 왜 그동안 퇴사를 안 했을 까? ||
신입 때는 업무가 생소하고 일을 못 하기 때문에 사람이 힘들어도 그러려니 했다.
업무가 힘들다 보니 사람이 짜증이 나고, 사람이 짜증이 나니 업무가 힘들어지는 무한 루프.
당연하게도 일하는 것은 사람이고, 일 때문에 힘이 들면 사람 때문에 힘든 것이다.
그동안 쌓은 것을 바탕으로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퇴사를 하고 보니 퇴사하는 게 참 쉬웠다.
왜 그동안 그렇게 그만두고 싶었는데... 마음과 다르게 왜 퇴사를 못했을까?
팀장만 아니었으면 회사 생활이 나쁘지 않았다. 선행 개발하며 아이템이 바뀌어 지루한 것보다는 일이 힘들었을 뿐이고, 팀 내 연차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고 직설적이란 이미지 때문에 건드리고 못살게 구는 사람도 없었다. 휴가도 자유로운 편이었고, 회사가 망할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 판단은 빠를수록 좋다 ||
취업 시장 상황이 매우 힘들다 하는데, 코르나 상황이라 더 힘들다고 한다.
퇴사 이전에 이직하려고 취업 사이트를 확인한 것도 아니라서 더 힘들어진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머리가 복잡하고, 답답하다.
내가 일한 분야의 업무를 하는 회사들이 적은 건지, 내가 갈만한 회사들이 채용을 하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
쉬면서 왜 퇴사를 하지 않고 지금까지 왔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내가 만난 팀장의 리더십 중 가장 이해가 가지 않고 가치관이 맞지 않았던 것이 ' 너희들 능력으로는 갈 곳이 없으니 내가 키워 줄 테니 내가 시키는 데로 해라'였다. 이런 마인드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정신 교육하듯 듣다 보니 보람감도 없어지는 건 물론 나도 나 자신의 능력을 낮게 봤나 보다. 나도 모르게 내가 이직할 수 있을까?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깔려 있었나 보다.
그러다 보니 개미지옥인에 빠져 10년 넘게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이 보낸 곳이 개미지옥인지 몰랐던 것이다.
능력이 있던 없던 입사 3~5년 차에 이직을.... 아니 회사를 퇴사하고 이직을 하던 창업을 하던 했어야 했다는 후회가 든다.
정해진 앞으로의 계획 없이 퇴사하는 건 내가 나를 불안하게 하는 일이다. 그런데 20대 때, 30대 초반 때, 30대 후반 때 피부로 느끼는 부담감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다른데.
내가 몸 담고 있는 팀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고 아무런 보람감 없이 나를 잃어가고 있다고 느낄 때, 개미지옥에 빠지지 말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뛰쳐나오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그것이 내 이야기면 왜 이 당연한 걸 모르게 되는 건지. ˚ (`Д') ˚.
작년에 공채로 신입 두 명이 들어왔다. 한 명은 입사한 지 1개월 만에 팀 내 분위기를 파악했는지 다이렉트로 인사팀에 부서 이동을 요청했다. 이일로 팀 내에 난리가 났지만 대부분 빠른 판단했다는 의견이었다. 듣기에는 그 신입은 별일 없이 회사를 다니고 있고, 남은 한 명은 나랑 같이 새벽까지 야근하며 스트레스받다가 내가 퇴사한 지금도 변함없이 인정 못 받고 야근 중이다.
아직도 술자리에서 가끔 그 신입 이야기를 한다. 자기주장도 있고, 무엇보다 판단력이 빠르고 과감성이 있었다고. 그 시절 왜 나는 그런 판단과 과감성이 없었을까.
|| 내가 나에게 ||
직무를 바꾸더라도, 창업을 하더라도,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조금이라도 젊을 때, 열정이 닳아 없어지기 전에 실행해 보자!
내가 29살 여행을 떠나고 싶어 사표를 썼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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