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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감성_무리수♡ 2020. 9. 7. 21:59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2003년 | 드라마 / 멜로 | 내 인생 잊지 못할 사랑 영화 1위 "오래만이야 조제. 잘 지내지?" - by Movie Poster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가 처음 이 영화를 접한 것은 오래전이다.

    한창 영화가 이슈가 되고 책도 베스트셀러까지 오른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나도 이 영화가 인터넷에 뜨고 나서 봤지만 내용은 모른다. 왜냐면 중간에 보다가 꺼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년.... 그 사이 이 영화를 다운 받기를 몇 차례 했지만 결국 받아 놓기만 하고 보지를 않았다.

    그렇게 기억에서 잊고 있었는데. 복잡한 기분으로  다시 접하게 된 조제... 

     

    일본 영화는 호불호가 갈린다. 

    어떤 영화는 B급 영화처럼 도가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지나치게 엉뚱하고, 지나치게 서정적이어서 밋밋한 해서 일까?

    아무튼, 조제... 는 잔잔하게 흐르는 사랑이야기다. 

     

    어떤 사람들은 '일본 영화는 이거 하나로 끝나'라고 한다.(이 말은 왠지 영화 '러브레터' 때도 들은 것 같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극찬하는 이유는 마지막 츠네오와 조제의 여행부터 이어지는 결말이라고 생각된다.

     

    영화는  성정적인 그들의 사랑이 후반부로 갈수록 그 끝이 결코 해피앤딩은 아니라는 걸 암시한다. 

    지쳐 보이고 예전과 다른 츠네오, 예견된 헤어짐을 알고 담담히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조제. 

     

    잠시 어딘가 나갔다가 돌아오는 사람을 보내 듯 츠네오를 보내주는 조제. 그리고 조제를 떠나 다른 연인과 걷는 거리에서 오열하는 츠네오.

    평소처럼 전자 휠체어로 장을 보고 밥을 먹는 조제의 모습에서 먹먹한 느낌을 받는다.

     

    잔잔한 사랑 뒤에 남는 씁쓸한 느낌이 쉽게 지워지지가 않는다.

     

     

    본명이 쿠미코 보다는 소설 속 주인공인 '조제'로 불리 길 원하는 그녀.

    인간이 아닌 '장애인'으로 삶을 사는 조제는 우연찮게 츠네오를 만나게 된다.

     

     

    독특한 점이 많은 '조제'를 알게 된 후 그녀를 여자로 대하고 다가가게 되는 츠네오.

     

     


    언젠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 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

    모든 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네, 알아요. 조제가 말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조제'의 사랑이 계속되었으면 했다. 하지만 동화에서 처럼 '그렇게 둘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와 '영원하다'는 것이 파랑새를 찾게 되는 것만큼 어렵다는 걸 알아버린 나이인 나. 사진 속 조제의 표정이 그걸 말하는 듯하다.

     


    -조제의 대사 중

     

    뭐가 보여?

    그냥 깜깜하기만 해

    거기가 옛날에 내가 살던 곳이야.

    어딘데?

    깊고 깊은 바닷속.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왜?

    너랑 세상에서 가장 야한 섹스를 하려고.

    그랬구나.

    조제는 해저에서 살았구나.

    그곳은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 불고 비도 안 와.

    정적만이 있을 뿐이지.

    외로웠겠다.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난 두 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지 못할 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사람들 눈을 피해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내고, 남이 밀어주던 휠체어가 아닌 전동 휠체어를 타고 장을 보는 조제. 

    할머니의 죽음과 함께 세상에서 한 발짝 밀려나 있던 그때와 다른 조제... 

     

     

    사랑이 떠나버리고 난 후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평소와 같이 밥을 준비하는 조제.

    다시 어떻게든 살아가는..... 현실과 너무 똑같지 않은가? 그래서 더욱 씁쓸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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